미스터리   

    

6월 24일 검은숲에서 데이비드 고든의 『시리얼리스트』(하현길 옮김, 520쪽, 14,000원)이 출간되었다. 삼류 작가 해리 블로흐는 사형이 확정된 연쇄 살인범으로부터 자신에게 팬레터를 보내는 여성들과 자신이 등장하는 포르노 소설을 써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의뢰를 수락한 해리 블로흐는 세 명의 평범한 여성을 만나는데, 이 여성들은 인터뷰 이후 모두 살해당하고 만다. 미스터리 소설의 플롯 위에 대중소설의 통속적인 요소를 가득 집어넣은 B급 분위기가 특징이다. 

  7월 1일 소미미디어에서 오카자키 다쿠마의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권(양윤옥 옮김, 400쪽, 12,800원)이 출간되었다 커피전문점 탈레랑을 중심으로 바리스타인 기리마 미호시와 주인공 아오야마 마코토가 마주치는 일상적인 사건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캐릭터 소설의 장점을 차용했으며 커피와 관련된 내용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이 특징

 

 

 

 7월 4일 문학수첩에서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 1,2권(안종설 옮김, 각 376쪽, 13,000원)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탈리아 피렌체와 단테의 『신곡』을 중심으로 인간의 이야기를 펼친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은 24시간의 제한 시간 동안 세계를 구하기 위해 단서를 찾아 나선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예술 작품과 그 안에 숨겨진 암호를 통한 추리도 건재하다.

   

 

 

 7월 1일 피니스아프리카에에서 에드 맥베인의 『킹의 몸값』(홍지로 옮김, 307쪽, 12,000원)이 출간되었다. 87분서의 활약을 다룬 『킹의 몸값』은 구두 회사의 중역 더글러스 킹이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있던 중, 아이가 납치당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더글러스 킹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남의 아이를 구할 것인가 고민하고, 87분서 형사들은 유괴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갈등이 교차한다.

   

 

 

 7월 2일 다산책방에서 피에르 르메르트의 『능숙한 솜씨』(서준환 옮김, 544쪽, 반양장, 14,800원)가 출간되었다. 주인공 카미유 베르호벤이 살인 사건을 조사하던 중 범인과 탐정문학 전문지 광고면을 통해 접촉한다. 탐정문학광으로 등장하는 범인은 자신의 범행에서 『블랙 달리아』 등 고전작품을 참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카미유 베르호벤 역시 범인을 잡기 위해 범행의 원작을 찾아 나선다.

   

 

 

 7월 10일 문학동네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3권(이영미 옮김, 쪽수미확정, 14,800원)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는 크리스마스 아침 시체로 발견된 중학생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6월 26일 출간한 2권(이영미 옮김, 668쪽, 14,800원)은 사건을 처음부터 지켜본 여학생이 교내 재판을 열 것을 제안하는 ‘결의 편’이고, 시리즈 완결권인 3권은 사건 관계자들의 엇갈린 증언과 마지막 반전을 다루는 ‘법정 편’이다.



판타지   

    

 6월 5일 파우스트박스(학산문화사)가 니시오 이신의 『칼 이야기』 12권(현정수 옮김, 222쪽, 반양장, 8,800원)이 출간되었다 『칼이야기』는 검을 쓰지 않는 검사 야스리 시치카와 막부의 기책사 토가메가 전설적인 도공 시키자키 키키의 변체도 12자루를 수집하는 이야기로, 패러디와 클리셰 뒤틀기 등을 적극 활용한 판타지 시대물이다. 12권으로 완결되었다.

 7월 2일 제우미디어에서 마이클 A. 스택폴의 『볼진: 호드의 그림자』(조은경 옮김, 416쪽, 양장, 14,800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사의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공식 소설이다. 판다리아 대륙에 도착한트롤 지도자 볼진은 호드의 대족장 가로쉬에게 암살당할 위기에 빠지지만 살아남는다. 그곳에서 볼진은 자신의 부족과 가로쉬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의 기로에 선다.

   

 

 

 6월 19일 2B(투비)에서 신일숙의 『아르미안』 3,4권(이유진 엮음, 각 368, 336쪽, 반양장, 12,000원)이 출간되었다 27년 전 출간되었던 만화본의 결말을 보완한 소설본은 BC 480년 경 그리스와 오리엔트 지역을 배경으로 크세르크세스와 스와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4권으로 완결되었다.

   

 

 

 7월 8일 솟을북에서 앨리 콘디의 『리치드』(송경아 옮김, 584쪽, 반양장, 15,000원)이 출간되었다. 시스템이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소사이어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소사이어티에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퍼지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소사이어티 밖으로 떠난 카시아, 카이, 젠더, 세 사람 앞에 숨겨진 진실이 나타난다. ‘매치드’시리즈의 최종권이다.




SF


 5월 30일 폴라북스(현대문학)에서 앨프리드 베스터의 『컴퓨터 커넥션』(조호근 옮김, 384쪽, 반양장, 14,500원)이 출간되었다.‘미래의 문학’ 네 번째 책으로 출간된 이 책에서 작가는 불사인간, 전지전능한 컴퓨터, 고대의 존재 등 각종 군상들이 거주하는 미래지구를 배경으로 자신이 생각한미래 세계와 인간을 그렸다. 미래상과 7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결합시킨 세계는 깊고 풍부한 인물을 뒷받침한다. 정밀하게 맞아 떨어지는 플롯에서는 느낄 수 없는 파격적인 진행과 속도감 넘치는 문체가 특징이다.






송한별

'창작집단 몽니'의 우두머리. 소규모 출판 기획 및 편집자. 그러한별.

newshbx2@naver.com     @newshbx2




































창작은 가장 저다운 과정이죠.

내 세상의 내 이야기를 하니까.



이번에 책이 두 권 나오잖아요. 『왕의 창녀』와 『씨앗』은 어떻게 다른가요?

원래는 밝은 이야기와 어두운 이야기로 나눌까 했었어요. 『씨앗』은 공주-기사 연작으로 시작하는데요. 그게 분량이 꽤 되니까, 어느 권이든 그걸 맨 처음에 넣고 그 분위기를 따르자고 했어요. 그래서 『씨앗』에는 옛날이야기 느낌이나 환상성이 강한 이야기가, 『왕의 창녀』에는 더 어두운 이야기가 들어갔어요.


다른 작품에 비해 공주-기사 연작은 문체도 분위기도 다르잖아요. 그건 어떻게 쓰게 된 거예요?

 “놀고 있네” “너 죽을래?” 같은 말을 하는 공주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옛날이야기의 공주들은 가녀리고 연약하고 탑 위에서 “살려주세요” 하면 왕자가 구해주잖아요. 그런 거 안 하고, 칼 들고 건들건들 하는 공주를 써보고 싶었어요.


하필 공주인 이유가 있어요? 다른 이야기에도 ‘여자’가 많이 나오는데요.

실제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까. ‘천상 여자’와 ‘상남자’의 조합이라고 해도 결국은 둘이 주고받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하다못해 동물이나 곤충도 상호작용을 하는데. 살아 있는 한 관계라는 게 일방적일 수 없거든요. 그런데 이야기에선 항상 여자는 탑 위에서 가만히 기다리죠. 쟤는 대체 어떻게 사나, 화장실은 가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제 소설에 나오는 여자들은 성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몸 쓰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여자들인데, 어쩌면 불편할 사람은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몸으로 싸우고 공격하고, 이런 거 전혀 안 무서워하니까.


여자들이 대상화가 안 된달까요. 정도경 님 소설에는 ‘어두운데 생명력이 넘친다’는 평이 달려 있는데요. 나는 오롯이 혼자고 자유롭고 싶고 자유로워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는 느낌.

나를 자유롭게 하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다. (웃음)


「왕의 창녀」를 비롯해 ‘치정’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요. 치정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보통 사람이 극단적인 일을 하는 이유가 돈 아니면 치정 때문인 것 같아요. 보통은 그 둘이 같이 가고요. 저는 돈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강렬한 이야기를 쓰려면 치정이 얽히네요.


그럼 치정이란? 치정관계란 어떤 관계인가요.

모든 관계에 강자와 약자가 있고, 갑과 을이 있는데요. 갑은 을이 있어야만 갑인 거잖아요. 절대 일방적인 게 아니거든요. 자기보다 약한 사람이 있어야 강자가 되는 거지. 갑이 을한테 뭔가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가 되는 거고요. 남녀관계가 정말 그렇죠. 돈이 오가는 관계는 돈을 포기하면 관계가 끊어지잖아요. 하지만 감정과 욕망이라는 건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갑-을을 나누기 가장 어려운 게 남녀관계 같아요. 보통은 여성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약하고 남성은 강하다고 생각을 하죠. 하지만 잘 보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쥐는 건 아니란 말이에요. 자세한 건 당사자만 알 수 있죠. 그런데 정작 그들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 거, 그게 남녀관계인 것 같아요. 치정 관계.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이름이 없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이름을 붙이면 ‘이 사람은 가짜’ 라고 확정되는 것 같아서 쓸 때 현실감이 떨어져요. 이름이 없으면 그런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거든요.


단편 후기를 보면 경험담이 많은데요. 본인이 글을 쓰는 방식과 관련이 있나요?

소재를 찾을 때 실제 상황에서 찾거든요. 제 경험 말고도 신문이나 남의 이야기 등 간접적인 경험까지요. 그런 건 구체적이니까 그에 대해 쓰면 후기가 나오죠. 후기도 저한테는 단편만큼 중요해요.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온 거라서.


자기 체험에서 나온 이야기는 일기 같은 느낌이 들진 않아요?

그렇지는 않아요. 소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건을 어떻게 배치할지, 시작과 끝을 어떻게 놓을지를 생각해야 하잖아요. 일기처럼 그 당시의 감정에 매몰되어서 쓰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면 소설을 못 써요. 거리가 있어야 완급 조절이 되거든요.


그러면, 글은 보통 어떨 때 써요?

글은 시간이 날 때 쓰죠. 구상은 아무 때나 하고, 날 잡아서 하루 초고 쓰고, 기회가 되면 계속 퇴고를 하고. 중편 이상의 길이가 되면 체력이 딸려서 허덕거리는데, 그래놓고 퇴고도 강박적으로 해요. 계속 안 쓰면 못 쓰게 될 것 같아서 불안한 것도 있어요. 글을 아예 안 쓰면 모르겠는데, 전 소설 아닌 다른 종류의 글을 만드는 작업은 계속 하고 있잖아요. 제 글을 안 쓰면 창작 쪽은 말라붙을 것 같아요. 창작이 저한테는 다른 쪽보다 더 중요하거든요. 


어떻게 중요한가요?

제가 가장 저다운 점이 글을 쓰는 거예요. 예를 들면 논문은 형식이 정해져 있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많이 참고해야 하고, 주석이 있어야 하죠. 번역은 애초에 남이 쓴 거고요. 창작은 가장 저다운 과정이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내 세상의 내 이야기를 하니까.


앞으로는 어떤 글을 쓰실 건가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시기를 지나 동어반복적 이야기를 쓰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걸 써야 한다는 게 저한테 절박한 과제인데 어떻게 해결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와는 별개로 추리소설을 잘 쓰고 싶어요. 범죄 수사물을 좋아하거든요. 그럼 대체 누굴 죽이고 범인은 누구로 하나. 이런 거 고민하고 있어요.




라키난

책과 밥을 주면 글을 씁니다. 고료도 좋아합니다. 거울에서 기사필진으로 주로 인터뷰 담당, SF도서관에서 행사와 판매 담당.

현재는 평화로운 일개 취업자를 간절히 지망. 장래희망은 안락의자 탐정 타입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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