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온우주 출판사의 13번째 단편선 김주영 작가님의 ‘이 밤의 끝은 아마도’의 홍보글입니다.
최근에 예술학교 졸업생을 필두로 한 팀이
빛과 물이란 조건이 충족되면 스스로 산소를 만들어내는 인공 식물을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식물은 무중력 상태에서는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우주비행사가 탄 채로 장거리 비행 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산소라는데,
바로 이 산소의 공급 수단이 될 수도 있는 발명이겠죠.
나사에서도 좋아하겠지만 그 외에도 적용 범위는 광대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사실을 포털 사이트에서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라면서 신기해했습니다.
역시 과학이란 놀랍구나 하며 댓글을 살피다가 나사 관련 일화 하나를 봤고요.
나사 연구원이 강연을 나와서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연구하는 곳이 나사라고 하자
청중 가운데 누군가가 그럼 외계인 같은 거 연구하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연구원이 답하기를 “그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잖아요?”라고 했다는군요.
?!!
쩐다…….님 나 님 머리 좀, 뇌세포 좀
연필 쓰면 될 걸 우주에서 쓸 펜 따위 만드느라 돈 갖다 날린다며 개무시했던 저를 매우 치소서.
각설하고 머릿속의 생각이 실제로 현실이 되어 다가온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대단한 건 그 생각 자체일까요, 현실로 가져오는 행동일까요?
아마 둘 다겠죠. 둘의 지분을 매기는 건 아마 꽤 복잡한 작업일 것 같네요.
그런데 후자는 당장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만 하기에는 좀 거창한 작업입니다.
많이 거창하죠.
일단 절간에라도 들어가 이공계의 공부를 죽을 정도로 해야겠죠?
그게 어렵다면 일요일 아침마다 오리 스크루지 영감이 헤엄치던 금화 수영장만큼 재력을 쌓든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 둘을 이을 정도로 인맥과 노력, 신뢰가 필요할 겁니다.
그러니까
음?
당신은 되는 사람이라고요?
혹시 이십 년쯤 전에 여동생 하나 잃어버리지 않으셨습니까? 그게 바로 접니다.
각설하고 저는 안 되는 쪽이기에 그 이야기를 듣고 그럼 전자는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조건이 훨씬 좋더군요. 엉덩이 안 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예 인류 본연의 가로 본능에 입각해서도 할 수 있죠.
후자가 국내 대기업이라면 전자는 구글쯤 될 것 같네요. 아주 단편적인 면으로만 비교한 거지만.
여하튼 꿈의 직장에 들어갔다 치고,
꿈과 희망이야 어쨌든 월급☆루팡이나 네티가 될 순 없으니 상상력을 발휘해봅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그러니까 보다 상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요.
일단 무엇이든 잘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한 법입니다.
많이 해봐야겠죠.
헛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잡생각일 수도 있죠.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입 밖에 냈다간 되레 남의 비웃음만 사고 말지도 모릅니다.
당신도 그러다 잊어버릴 수도 있고요. 시시하기 짝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기껏 해봤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웃으며 까버리진 마세요. 어떤 시시한 상상이든 쓸모를 판단하는 건 당신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만약이란 건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있을 수도 있죠.
그리고 당신의 상상에 의해서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상상해봅시다.
많은 시인들이 표현했듯 사랑이 불꽃이고 마음에 일어난 그 뜨거운 불길을 외부로 흩날리며 춤을 출 수 있다면? (불의 춤)
영영 가버렸다고 생각한, 소중했던 사람들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사방들은 기다린다)
사람들의 마음속 갈망을 읽어내고 도움을 주는 천사가 실존한다면? (파국(破局))
당신의 주문을 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초콜릿을 만들어주는 마녀가 있다면? (어떤 밸런타인데이)
과거와 미래의 꿈을 꿀 수 있는 인류가 존재한다면? (꿈, 그 너머)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체크하기 위한 포스트잇, 그런 포스트잇이 사람들에게 붙어있는 것이 당신에게만 보인다면? (포스트잇)
과거의 너, 미래의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면? (까마득히 먼 데로부터)
만약 위에 적은 상상들이 현실이 된다면?
제 상상력으로 해낼 수 있는 최대한으로는 당신이 받은 영감이 전해져 다른 우주의 당신이 그런 걸 만들어낼 것 같습니다.
최소한으로는 당신의 뇌에 무료하지 않은 체조가 되어 줄 거고요.
다른 우주의 당신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서 한 번쯤 읽어봄 직한 책을 권해드립니다.
천고마비의 가을입니다. 말이 아닌 당신은 살찔 필요가 없으니 427g(*yes24 고마워요)으로 가볍게 손가락과 안구, 그리고 뇌 체조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표지도 제목도 썩 간지납니다.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상상력의 고취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시길.
:)
그리고 이 글의 맥락만을 이용해 썸녀(/썸남)에게 이 책을 권해보시면 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라이 같아 보일 수도 있고. 인간만사 케바케여.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상대일수록 세뇌는 잘 먹힙니다.
썸녀(/썸남)의 미래에 당신이 있는 장면이 어느 날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상상력을 도닥여 줍시다. 이보게 내가 성공했다네. 믿게나.
이상, 온우주 출판사의 13번째 단편선 김주영 작가님의 ‘이 밤의 끝은 아마도’의 홍보글이었습니다.
*진지 먹자면 우주에서 연필 쓰면 깎은 뒤 생기는 잔여물 및 부러진 심 탓에 위험할 수 있다고 영화 세 얼간이들께서 가라사대, 불민한 저를 치소서 두 번 치소서.
오늘의 교훈 : 남의 상상력에 산물에 깝치지 맙시다. 내 상상력의 증진에나 힘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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