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기로 결정한 건
당신들의 의지였다
그럼
태어나기로 결정한 건
누구의 의지였을까?
상처받은, 결핍된, 외로운,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삶에 새겨진 각인을
세심하게 어루만지는 눈길
소외된, 또는 차라리 소외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각인』에 수록된 이야기들에는 삶이 버거워서 “생존”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가치를 죽인다. 그러나 독자는 그들을 보며 역설적으로 인간의 삶에는 수없이 아름다운 가치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고,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철학과 문학은 서로 미묘한 관계를 맺고 있다. 철학은 늘 어떤 심리적 광기이든 철학적 상태로 돌이켜서, 300명은 들어올 만한 교실에서 모두가 함께 토론하고 반성할 수 있을만한 방식으로 설명한다. 문학은 어떤 철학적 이성이든 심리적 광기로 돌이켜서, 자기만의 작은 방에서 침대 속에서 뒹굴거리며 눈에 대고 있을 그 네모낳고 좁다란 흑백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홀로 미쳐버린다. - 김지원, 권말해설 中
지은이 _ 박애진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호모 루덴스에 가깝다. 주 출몰 지역은 책상 앞, 화장실, 냉장고 앞이며, 야심한 밤이면 맥주를 길러 나온다 하니 맥주로 덫을 놓으면 쉽게 잡을 수 있겠다. 글 쓰는 것 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 잡아봐야 달리 쓸 데가 없다는 게 단점. 『각인』은 좌뇌는 내팽개치고 우뇌로 써온 글로, 세상 기준에서 소수에 속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자기만의 아픔이 있는 사람, 스스로 숨는 걸 택하거나 숨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현재 자기에게도 좌뇌가 있다는 걸 증명한답시고, 우뇌와 좌뇌를 다 사용하는 새 장편을 쓰고 있다.
목차
횡단보도 007 - 낳기로 결정한 건 당신들의 의지였다. 그럼 태어나기로 결정한 건 누구의 의지였을까?
심연 049 - 통장을 깨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선물 177 - 뱀파이어가 자연스레 사람들과 섞여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세상
무대 115 - 같은 무대에 두 번 오를 수는 없다.
집사 149 - 모든 집안일을 관리하고 주인을 챙기는 로봇에게 주인은 집사라고 이름을 붙이고...
학교 195 - 모든 갓난아이들은 괴물에서 껍질을 벗고 사람이 되고
클론 265 - 클론을 구입하여 집안일을 맡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우린 둘이잖아. 근데 왜 이렇게 일이 안 끝나?"
일상 295 - “주민등록번호 못 외우세요?” “네, 이번 주민등록번호는 좀 어렵네요.”
살아남은 아이들 335 - “형이 그러는데, 한 세계에 같은 사람이 두 명 있을 수 없대.”
해설: 그림 속의 그림 속의 그림 속의……죽음 381
엮은이의 말 392
작가의 말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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