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홍등의 골목 (전혜진)
닿지 않을 세계
내가 닿아야만 하는 세계가
그곳에 있었다
아직 내 것이 아닌,
내가 갖고 싶은 세계
웃을 수 없는데
웃게 되는,
어이 없는데
어이 있는.
지적인 열망과 냉소, 재치, 통찰력이 작품집 전체를 꿰뚫는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생활 속에 관성적으로 무뎌진 느낌이 드는 독자에게 전혜진의 작품집은 알싸하고 통쾌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 말인가.
어딘가에 진리가 있으리라는 희망. ‘나’는 진리에 닿을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언젠가 진리에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작가의 말 中
그 세계의 유일한 희망으로 전혜진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인류의 지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제시한다.
그것은 단순한 심정적 연대나 공감을 넘어서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다. 인간이 사고하고
세계를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 때문에 인류는 협동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 이서영, 권말해설 中
지은이 _ 전혜진
대원씨아이 이슈노벨 공모전에서 『월하의 동사무소』로 데뷔한 이래,
라이트노벨은 물론 『레이디 디텍티브』 등의 만화 스토리를 써왔다.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누군가 “궁금하다, 나는 알고 싶다, 나는 알아야겠다” 말하는 이야기를 줄기차게 지속적으로 써왔다. 1년의 약 3할은 무신론자로, 약 7할은 불가지론자로 지내지만, 완전무결도 영원도 없는 인간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갖고 있다.
목차
작전동 김여사의 우울 007 - 영 “좋지 못한 곳에 암이…….”
나는 매문가가 되고 싶었다 047 - 세상은 재능보다 인맥이 우선인 곳이라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었다.
세콤, 지구를 지켜라 187 - 깊은 밤 당직 공무원은 잠들고. 외계인을 물리치는 세콤 김과장
처형 119 - “내 공주님. 더는 꿈꾸지 마세요.”
다시 한 번 크리스마스 159 - 인류의 진화를 앞당기려는 선량한 외계의 침략자. 그들은 좋은가 나쁜가.
진흙피리새 205 - 위 작품과 같은 세계. “이건 ‘개는 인간의 친구’라는 말과는 다른 건가요?”
홍등의 골목 251 - 위 작품과 같은 세계. 거대한 젤리 외계인 추가.
I Love You 315 - 위 작품과 같은 세계. “세상에, 술집들 다 망하게 하자는 거예요?”
레퍼런스 353 - 위 작품과 같은 세계. 고도로 발달한 문명의 외계인들이 지구로 내려오자, 풀리지 않은 수학적 미해결 명제란 없다. 진리에 대한 희망. 언젠가는 그 빛이, 이 손에 닿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해설: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398
엮은이의 말 407
작가의 말 411